교회력이란 무엇인가?

교회력이란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을 예수님의 일생에 맞추어 축일과 주일에 일정한 의미를 부여하여 예수님에 관한 기억을 돕게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력에는 유대교 전통으로부터 흘러나온 유월절과 같은 것도 포함되어 있으며 Roman Catholic의 마리아와 성인들과 관련된 교회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우리 교회와는 무관하다. Roman Catholic의 교회력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개신교에서 지켜지는 교회력은 성탄절··고난주간·부활절·성령강림절<=오순절>등 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인 장로교나 감리교와 성결교회 등이 교회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대부분의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교회력을 옹호하며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본래 교회력은 옛 유대인들의 달력과 연관되어 초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교회력을 만듦으로써 시작되었다. 주간 단위로 작성되었고, 그 기준이 되는 날은 안식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주일(主日)이었다. 그리고 유월절 대신에 부활절이 들어온다. 서방교회가 부활절을 주일과 연결시킨 이후부터는 부활절은 그 정확한 날자를 고정시킬 수 없게 된다. 부활절 40일, 부활절을 준비하는 고난절 40일, 부활절 이후의 오순절(=성령강림절) 50일이 뒤따른다. 반면에 주현절과 성탄절은 4세기에 1월 6일과 12월 25일로 고정된다. 이 축일들이 일정한 주일과 연결되어 -부활절의 예에 따라- 대강절 40일로 정해지는 것은 5세기에 와서이다. 순교자 등 교회의 성자들과 관련된 축일은 2세기부터 계속 있어왔다. 4세기에는 그리스도의 생애와 관련이 깊은 주간이나 날을 교회력에 편입시킨다. 예루살렘에서는 고난주간을 설정했고, 부활절의 40번째 날을 그리스도 승천일로 정했다. 중세 때에는 성탄일 이후 8번째 되는 날(1월 1일)을 그리스도의 할례축일로 삼았다. Roman Catholic 에서는 5세기 중엽 이후 마리아 축일(8.15) 등 성인 축일들을 많이 만들었다.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성인 축일과 축일의 수를 대폭 줄였고, 고난절의 금식 의무도 폐하였다. 그러나 교회력은 루터교와 성공회에 그대로 수용되었다. 루터교의 교회력은 성경의 사건들과 더 많이 결합시키면서 Roman Catholic의 교회력과 차별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대강절은 Roman Catholic의 참회적 내용과는 다르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개신교 중에서도 개혁교회에서는 단지 성탄절과 부활절 등 큰 축일만을 지켰다. 한국의 개신교는 현재 이 개혁교회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력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크지 않다.교회력은 교회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교회력에 해당 기간이나 주일에 맞게 음악이 준비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하의 칸타타들은 모두 교회력에 맞추어져 작곡되었다. 그러므로 교회력에 대한 바른 이해가 있을 때에 교회력에 의하여 준비된 칸타타들이 그 목적에 따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교회력에 맞춘 성가모음집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개신교회가 아직까지 예배력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회력에 맞춘 찬양의 보급은 실제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개신교 내에서도 이전보다 교회력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여기고 이와 더불어 예배의 갱신이 요청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