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February 2010

교회력이란 무엇인가?

교회력이란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을 예수님의 일생에 맞추어 축일과 주일에 일정한 의미를 부여하여 예수님에 관한 기억을 돕게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력에는 유대교 전통으로부터 흘러나온 유월절과 같은 것도 포함되어 있으며 Roman Catholic의 마리아와 성인들과 관련된 교회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우리 교회와는 무관하다. Roman Catholic의 교회력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개신교에서 지켜지는 교회력은 성탄절··고난주간·부활절·성령강림절<=오순절>등 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교단인 장로교나 감리교와 성결교회 등이 교회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대부분의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교회력을 옹호하며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본래 교회력은 옛 유대인들의 달력과 연관되어 초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교회력을 만듦으로써 시작되었다. 주간 단위로 작성되었고, 그 기준이 되는 날은 안식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주일(主日)이었다. 그리고 유월절 대신에 부활절이 들어온다. 서방교회가 부활절을 주일과 연결시킨 이후부터는 부활절은 그 정확한 날자를 고정시킬 수 없게 된다. 부활절 40일, 부활절을 준비하는 고난절 40일, 부활절 이후의 오순절(=성령강림절) 50일이 뒤따른다. 반면에 주현절과 성탄절은 4세기에 1월 6일과 12월 25일로 고정된다. 이 축일들이 일정한 주일과 연결되어 -부활절의 예에 따라- 대강절 40일로 정해지는 것은 5세기에 와서이다. 순교자 등 교회의 성자들과 관련된 축일은 2세기부터 계속 있어왔다. 4세기에는 그리스도의 생애와 관련이 깊은 주간이나 날을 교회력에 편입시킨다. 예루살렘에서는 고난주간을 설정했고, 부활절의 40번째 날을 그리스도 승천일로 정했다. 중세 때에는 성탄일 이후 8번째 되는 날(1월 1일)을 그리스도의 할례축일로 삼았다. Roman Catholic 에서는 5세기 중엽 이후 마리아 축일(8.15) 등 성인 축일들을 많이 만들었다.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성인 축일과 축일의 수를 대폭 줄였고, 고난절의 금식 의무도 폐하였다. 그러나 교회력은 루터교와 성공회에 그대로 수용되었다. 루터교의 교회력은 성경의 사건들과 더 많이 결합시키면서 Roman Catholic의 교회력과 차별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대강절은 Roman Catholic의 참회적 내용과는 다르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개신교 중에서도 개혁교회에서는 단지 성탄절과 부활절 등 큰 축일만을 지켰다. 한국의 개신교는 현재 이 개혁교회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력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크지 않다.교회력은 교회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교회력에 해당 기간이나 주일에 맞게 음악이 준비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하의 칸타타들은 모두 교회력에 맞추어져 작곡되었다. 그러므로 교회력에 대한 바른 이해가 있을 때에 교회력에 의하여 준비된 칸타타들이 그 목적에 따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교회력에 맞춘 성가모음집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개신교회가 아직까지 예배력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회력에 맞춘 찬양의 보급은 실제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개신교 내에서도 이전보다 교회력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여기고 이와 더불어 예배의 갱신이 요청되어진다.

교회력의 명칭과 의미

교회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처음 6개월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생애, 죽음, 부활, 성령의 보내심으로 구성된다. 이 기간을 일컬어 "교회력의 전반 축제기"라고 한다. 이 기간은 성령강림절에서 시작하여 오순절에서 마치게 되는데, 대부분의 중요한 절기들은 교회력의 전반부에 포함되어 있다. 성령강림절 이후부터 맞이하는 주일은 '오순절 몇째 주일' 혹은 '삼위일체 주일 후 몇째 주일'식으로 부른다. 그리고 후반 6개월은 성령의 역사로 인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훈련과 신앙생활의 큰 주제들을 가지고 교회의 생활과 성장, 성도들의 생활과 관련되어 있다.

▶대강절(待降節, Advent) - 교회력의 첫 시작을 알리는 절기로서 성탄절 4주전부터 시작하여 성탄절까지 계속되는 절기이다. 이 기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하심을 기다리는 기간이며, 왕되신 우리 주님의 오심을 위해 회개를 비롯하여 여러 형태로 준비하는 기간이며, Advent 단어의 뜻은 `오신다'(Coming)라는 의미이다.

▶성탄절(聖誕節, Christmas) - 12월 25일부터 1월 5일까지로 이 기간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한다. 초대교회에서는 현재와 같은 성탄절이 없었다. 이 날은 이교들이 가장 짧은날인 `동지'를 택하여 태양의 아들이 탄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었는데, 그 후 4세기에 이르러서 12월25일을 정하였고 로마가 이날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지키게 되었다. 이 기간의 특성은 기쁨의 절기인 성탄절에 `이 땅의 주권자',`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것이다.

▶주현절(主顯節, Epiphany) - 1월 6일부터 시작하여 4-8주간 계속되는데, 이 기간은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강조하고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강조하는 특성이 있다. 마태복음 17:1-9절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과 권능이 나타남을 기점으로 끝난다.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번째 날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에 대한 준비일로 이 날 참회자의 머리에 재를 뿌린 습관에서 유래 되었다.

▶사순절(四旬節, Lent) - 부활절로부터 46일 전에 시작하여 40일간 지속된다. 46일을 40일인 사순절로 부르고 지키는 것은 46일 가운데 6회의 주일은 제외하기 때문이다. 사순절은 회개를 위한 기간으로 이 기간 중 금식하는 관습이 있다. 강림절이 성탄절의 준비인 것처럼 사순절은 부활절을 위한 준비 기간이다.

▶고난주간(Passion Week) - 부활 주일 전(前) 일주간을 말한다.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기 위한 기간이다.

▶부활절(復活節, Easter) - 부활주일 부터 약50일간 계속되는 절기로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을 기억하기 위한 7주간을 지킨다. 부활절은 다른 절기와는 달리 매년 날자가 다르다. 그 이유는 매년 춘분이 지난 후 보름달이 뜨는 날 이후 첫 주일을 부활주일로 정하기 때문이다.

▶성령강림절. 오순절(五旬節, Pentecost) - 부활절 후 일곱째 주일부터 대강절이 시작되는 때까지의 기간으로 기독교에서 가장 긴 절기이다. 오순절에 제자들에게 내렸던 성령을 기억하기 위한 절기이다.

▶종교개혁기념주일(The Reformation) - 1517년 10월31일 Martin Luther가 당시 성베드로 성당을 짓기위해 면죄부르 남발하던 교황에 대항하여 자신이 시무하고 있던 비텐베르크 성 교회정문에 95개조의 논제(반박문)을 내걸고 종교개혁을 단행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주일과 겹치지 않는 날이 많기 때문에 10월 마지막 주일을 기념하여 지킨다. 특히 이 날은 Protestant Church(개신교)와 Roman Catholic(천주교)가 분리되는 날이기도 하다.

교회력의 상징색상 및 그 의미

교회력을 나타내는 색상은 각각 해당되는 교회력에 따라 교회 강단이나 목회자의 가운에 걸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색상은 보라, 흰색, 빨강, 녹색의 4가지 색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사용하는 시기와 그 색상이 나타내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보라색
   1)상징 - 위엄
   2)사용기간 - 대강절 기간 동안의 주일, 성 금요일까지, 고난주간의 주일과 평일주일     
   3)색상의미
     ①오시는 왕을 위한 임금의 상징으로서 위엄과 존엄을 암시(대강절)
     ②엄숙성을 암시하면서 청결과 영적 씻음을 암시(고난주간)
     ③죄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게 회개할 수 있는 가치를 부여해 줌을 나타낸다.
▶흰색
   1)상징 - 성결 
   2)사용기간 - 성탄절과 그 이후 주일, 부활절과 그 이후 주일, 삼위일체 주일과 그이후 첫째주일
   3)색상의미
    ①예수 그리스도의 축제와 관련된 기쁨, 빛, 즐거움을 암시(성탄절)
    ②주의 만찬의 시작에 대한 기쁨을 암시(고난주간의 성 목요일)
    ③연중 희생의 거룩한 날로 지키는 풍요함을 나타냄(부활주일)
    ④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완성시킨 것을 의미
    ⑤이 색은 결혼식에서도 사용한다.
▶붉은 색
   1)상징 - 보혈  
   2)사용기간 - 성령강림절(오순절), 개혁주일, 교회창립기념일, 순교자 기념일, 추수감사절
   3)색상의미
    ①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상징하여 희생과 고난의 표시이며 승리의 색으로서 고난주간주일에
       사용된다.
    ②성령의 불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성령강림주일에 사용된다.
    ③순교의 피를 상징하므로 순교한 성도들을 추모하는 예배에 사용하기도 한다.
▶녹색 
  1)상징 - 성장
  2)사용기간 - 고난주간 이전 주일, 그 이후 오순절 절기에서 대강절까지다.
  3)색상의미
   ①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영원불변과 종교적인 소망의 신선함을 의미한다.
   ②영적인 성장과 희망, 성결, 생명을 상징한다.
   ③영원한 행복과 성장으로 결혼식에서도 사용하기도 한다.